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하는 장면을 보면, 조종사가 무언가를 조작하고 기체가 부드럽게 방향을 바꾸는 모습이 꽤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조종사는 과연 뭘 만지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비행기의 거대한 몸체가 하늘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비행기의 조종간(컨트롤 스틱 또는 요크)’과 그 조종간이 조작하는 주요 조종면들 – 승강타, 방향타, 보조날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종간(Control stick 또는 요크)은 무엇을 조종할까?
비행기 조종석에는 자동차처럼 핸들이 아니라 요크(yoke) 또는 ‘사이드스틱(side stick)’이라고 불리는 조종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장치를 앞뒤로, 또는 좌우로 움직이면 비행기의 자세가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조종간 하나만 움직인다고 비행기가 바로 방향을 바꾸는 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조종면(control surface)이라는 장치들이 기체 외부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승강타(Elevator) – 기수를 위로 혹은 아래로
조종간을 앞으로 밀면 비행기 기수는 아래로 향하고, 당기면 위로 들립니다. 이때 작동하는 조종면이 바로 ‘승강타(elevator)’입니다.
승강타는 보통 수평꼬리날개(horizontal stabilizer) 끝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조종간을 당기면 승강타가 위로 올라가고, 기체 뒤쪽으로 강한 공기 흐름이 형성되며, 기수가 위로 들리는 피치(pitch) 운동이 발생하죠.
간단히 말하면, ‘비행기의 위아래 방향(상하 고도 조정)’을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방향타(Rudder) – 좌우 회전의 열쇠
자동차가 핸들을 돌리면 바퀴 방향이 바뀌죠? 비행기에도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 쓰는 장치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방향타(rudder)’입니다.
방향타는 ‘수직꼬리날개(vertical stabilizer)’에 붙어 있으며, 페달을 밟아 좌우로 작동합니다.
- 오른쪽 페달을 누르면 방향타가 우측으로 움직이고, 기수는 오른쪽으로 회전
- 왼쪽 페달을 밟으면 왼쪽으로 회전
이는 비행기의 요(yaw) 운동, 즉 좌우 방향 전환을 담당합니다.
보조날개(Aileron) – 좌우로 기울이는 장치
비행기가 회전할 때는 단순히 방향타만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좌우 날개의 끝에 위치한 ‘보조날개(aileron)’도 함께 움직이죠.
조종간을 좌우로 기울이면 양쪽 보조날개가 서로 반대로 움직입니다.
- 오른쪽으로 조종간을 기울이면 → 오른쪽 보조날개가 아래로, 왼쪽은 위로
- 이로 인해 오른쪽 날개가 더 많은 양력을 받아 상승 → 비행기 몸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짐
이 동작은 비행기의 ‘롤(roll)’이라 불리는 회전을 만들어냅니다.
실제 방향 전환 시에는 보조날개 + 방향타를 함께 조작해 부드럽고 안정적인 회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세 가지 조종면의 요약
| 조종면 | 위치 | 기능 | 조작 방식 |
|---|---|---|---|
| 승강타 (Elevator) | 수평꼬리날개 | 위아래 조종 (피치) | 조종간 앞뒤 움직임 |
| 방향타 (Rudder) | 수직꼬리날개 | 좌우 방향 전환 (요) | 페달 조작 |
| 보조날개 (Aileron) | 양쪽 날개 끝 | 기체 기울이기 (롤) | 조종간 좌우 움직임 |
비행기는 조종간 하나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
사실 조종사는 단순히 조종간 하나만 만지는 게 아닙니다. 조종간, 페달, 스로틀(엔진 출력 레버) 등을 함께 조작해 비행기를 조절합니다. 특히 착륙이나 이륙처럼 미세한 움직임이 필요한 순간에는 이들 장치가 정교하게 연동되어야 하죠.
또한 최신 여객기에는 Fly-by-wire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조종사의 입력을 컴퓨터가 중간에서 처리하고 기체에 전달하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합니다.
마무리 – 단순한 ‘핸들’이 아니었다
우리가 TV나 영화에서 보는 비행기 조종 장면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공기역학과 정밀한 조종 장치의 협업이 담겨 있습니다. 조종간의 아주 작은 움직임이 보조날개, 승강타, 방향타를 조절하며 비행기의 자세를 결정하는 것이죠.
이제 비행기를 탈 때 창밖 날개를 보면, 누가 언제 어떤 장치를 작동시키는지 조금 더 눈에 보일지도 모릅니다.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는 순간, 조종실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꽤 흥미롭겠죠?